1, 초보운전자와 강아지의 미국 유랑기
강아지와 출발한 첫 번째 여행 2002년 9월 5일에 떠난 첫 여행은, 대륙에 무지한 여편네의 무모한 모험이었다.운전면허 취득한지 2년째, 동네의 한적한 길만 다녀보았던 탓에 고속도로 운전은 불안하고 긴장되던 초보였다.게다가 미국은 내게 플로리다에 방금 도착한 탐험가의 신대륙 같은 곳이었다.마흔 두 살에, 서른…
강아지와 출발한 첫 번째 여행 2002년 9월 5일에 떠난 첫 여행은, 대륙에 무지한 여편네의 무모한 모험이었다.운전면허 취득한지 2년째, 동네의 한적한 길만 다녀보았던 탓에 고속도로 운전은 불안하고 긴장되던 초보였다.게다가 미국은 내게 플로리다에 방금 도착한 탐험가의 신대륙 같은 곳이었다.마흔 두 살에, 서른…
비행기가 뜨는 마을 마을은 낡았다.늙은 집들은 기울고 퇴색했고, 지친 길들은 패이고 갈라졌다.마을과 함께 심었을 뚱뚱한 가로수들도 온몸에 상처를 매달고 서 있었다.한눈에 보기에도 마을은 몹시 곤궁해 보였다. 산뜻한 색깔과 반듯한 벽을 가진 젊은 집도 있기는 했다.비스듬한 언덕 위에 나란히 앉아 마을을…
서산마루 작은 마을, 자락동 * 마을이름에 Mont 가 들어가서 ‘자락동’이라 명명했다. “왜 하필 이런 동네예요?”처음 나를 방문한 사람들은 그렇게 묻는다.내색하지 않는 사람들도 속으로는 그런 의문을 품을 것이다.한국인은 물론 유색인 하나 없는 백인 카우보이들의 동네.병원도, 약국도, 가게도 없는 이 허술한 곳을…
엄마가 둘 내 진짜 엄마를 딱 한 번만 만나보겠다고 엄마를 조른 적이 있었다.“내가 여기 있는데, 어디 가서 누굴 만난다고 그러냐?”엄마는, 시답잖은 소리 한다는 듯 가볍게 받아넘겼다.“주워다 키운 엄마 말고, 나를 낳아 준 엄마 말이야.”나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낳아준 내 엄마가 정말로…
잠 보다 먼저 깨어난 두 귀가유리창에 매달린 소리들을 만난다 아무리 이른 시각에 잠을 깨도나보다 먼저 깨어 기다리는누군가 거기 있었다 나는 아직 한 번도가장 먼저잠에서 깨어나 본 적이 없었다 블랙힐스에서 그걸 알았다 새벽은 날마다 신생의 오늘을 출산한다고요하고 거룩한 그 밤 같은…
– “솔직하자.내 글은 대중목욕탕. 발가벗자, 원죄 이전의 이브처럼…” 내가 나에게 한 약속이다 – 차별 당하는 기억 내 기억은,싫은 것과 좋은 것을 차별하여 저장하려는 상당히 불공평한 기질이 있다. 같이 경험했던 사람들은 다 기억하는데 나만 까맣게 지워진 일들이 아주 많다. 주로 나쁜…
나이는 ‘먹는다’고도 하고 ‘든다’고도 한다. 하지만 나이는 누구를 막론하고 똑같이 먹고 똑 같이 드는 공평한 것이다. 아이는 더 빨리 더 많은 나이를 먹고 싶어 한다. 어른이 되면 모든 금지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 할 수 있는 게 무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에게는 이루고…
달팽이가 유랑을 멈추었다. 고장 난 시계가 수리된 곳, 하루가 있고 요일이 있었다 계절이 변하고 해도 바뀌었다. 달팽이가 껍질을 바꾸었다. 바퀴 대신 주춧돌이 놓인 집 토마토가 익어가는 텃밭이 있고 꽃들이 피고 지는 앞마당이 있었다. 달팽이가 보호막을 걷었다 주방이 있고 침대가 있었다.…
나이요? 묻지 마셔요, 몰라요. 일흔이 넘은 건지, 아직 미운 일곱살 인지, 몰라도 되는거잖아요. 사는 곳요? Dakota 남서부 깡촌이에요. 카우보이들의 목장촌이죠. 교회가 6개나 되는 보수적인 동네에 나 홀로 유색인이라도 괜찮군요. 9년 째 무탈하고 평온하답니다. 가족들요? 이쁜 꼴이 (꼬리)형제가 있어요. 슈노키 똘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