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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奚援)

나이도, 이름도, 생일도 두 개인 삶을 지나, 광활한 대륙의 초원사막 작은 집에서 외로운 당신을 만나려 합니다

6. 언덕 위의 뼈

그들이 있던 자리 오랜만에 강아지들과 아침언덕을 만나러 갔다.여름 내내 펄펄 끓던 햇살과 흐늘거리던 바람에 파랗게 질려 있던 잡초들은 이제 그들과 작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꽃과 씨앗들을 먼저 챙겨 보낸 홀가분한 몸으로 숙였던 고개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가을이 금빛 웃음을 흔들고 있었다.…

8. 윽박지르는 친절

무정한 사람들 대륙을 자동차로 여행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기름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도중에 기름탱크에 노란색 불이 들어오면 창자와 간도 노랗게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국유림 산길에서 그런 일을 겪은 후 나는 2갤런짜리 비상용 기름통을 채워 차에 싣고 다닌다. 그러나, 기름보다…

7. 사이프러스 숲 속의 밤 손님

루지애나 주에서 겪은 일들 가운데는 잊지 못할 두 가지의 추억이 있다.숲 속 야영장의 밤 손님과, 주유소 주인의 황당한 선의다. 나폴레온과 물리친 곰 우선 야영장 얘기부터 해야겠다. 그곳은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맑은 물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야영장이었다. 식수와 화장실도 있고, 바로 옆에는…

5. 토끼-사슴-꼴이-그리고 나, 서열 1위

우리 거실 창문은 이쁜 꼴이(꼬리) 형제들의 멍플릭스 화면이다.매 순간 새로운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화면이다. 새, 다람쥐, 토끼, 고양이, 칠면조, 그리고 사슴들……다양한 연기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장면에 두 명의 고정 관객은 오늘도 정신없이 빠져든다. 창틀에 바짝 붙인 쿠션 좋은 의자,…

5. 학벌과 인격

학벌과 인격은 별개다 10년 넘게 연락하고 지내던 지인과 결별했다.워낙 입이 험한 데다 생각 없이 뱉아내는 그녀의 막말 때문에 몇 번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좁히곤 하던 사이였다. 그러다가, 그녀와 사이가 나빴던 한 사람이 죽으면서 그녀와의 거리는 아주 차단된 듯했다. 그녀는 내게…

6. 그날, 그 오두막의 온도

위험한 역사의 현장으로 에이브도 내 고집을 어쩌지못했다.플로리다의 수많은 이들을 물리친 고집이었다. 에이브같은 순둥이 남자가 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나같은 동양여자가 KKK 모임을 직접 본다는것은 일생일대의 기회가 아닌가. 도무지 있을 것 같지않은 그런 기회를 어찌 놓치겠는가! 오두막까지는 약 1,300 마일, 2천…

5. 폭풍우와 낯선 남자

앞서 밝혔듯이, 내 여행은 계획도 행선지도 없는 충동적인 것이라서 두서가 없다. 2002년도에 떠났던 첫번째의 미국횡단은 23년이나 지난 일이라 더군다나 앞 뒤가 없다.그렇다고 거짓이거나 왜곡되었다는 건 절대 아니다.순전히 내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글이라 시간적인 순서나 장소가 약간 헝클어졌을 수 있다는 얘기다.말하자면,…

4. 내 여행의 이름

당신을 찾아 집을 나섰어요.수 없이 많지만 어디에 계시는지 모르고불러야 할 이름도, 찾아갈 길도 알지 못해요그러나 찾지 못할까 봐 겁내지 않아요언제까지나 술래여도 괜찮아요아직 우리의 숨바꼭질이 끝나지 않아당신이 계속 거기 계시기만 하면 돼요언젠가 찾을 수 있기만 하면 돼요 혹여라도, 끝내 찾지 못한…

3. 대륙 자동차여행에 반드시 챙겨야 할 것

살인 더위 어둠이 짙어진 숲 속의 무더위는 굉장했다.하늘의 별들까지 녹아내리는 것 같은 찐득찐득한 열기에 강아지 나폴레온은 혀를 길게 내밀고 헥헥거렸다. 해가 지면 더위가 식을 줄 알았다. 그러나 앨라배마 숲의 빽빽한 나무들은 열기를 꼭꼭 가둬놓은 채 바람 한 오라기도 허용하지 않았다.텐트…

2. 그 남자와 강아지는 왜 그랬을까?

야영장에서 생긴 일 앨라배마의 어느 야영지에 도착한 것은 늦은 오후였다.입구의 조그만 오피스에는 유니폼을 입은 보안 관리인이 있었고, 통나무로 된 게이트도 설치돼 있었다. 6시가 되면 세워져 있던 통나무가 내려와 자동차 출입이 통제된다고 했다.관리인은 그곳이 대단히 안전한 야영장이라고 자랑스레 말했다. 우리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