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찾아 집을 나섰어요.
수 없이 많지만 어디에 계시는지 모르고
불러야 할 이름도, 찾아갈 길도 알지 못해요
그러나 찾지 못할까 봐 겁내지 않아요
언제까지나 술래여도 괜찮아요
아직 우리의 숨바꼭질이 끝나지 않아
당신이 계속 거기 계시기만 하면 돼요
언젠가 찾을 수 있기만 하면 돼요

혹여라도, 끝내 찾지 못한 내가
‘못 찾겠다 꾀꼬리’ 항복을 선언하면
하하하 웃으며 내 이름 부르실 거잖아요
‘나 여기 있다’ 하고 나오실 거잖아요
그러라고 내 이름이 있는 거잖아요


같이 놀던 동무들은 모두들 가버리고
종일 술래만 하던 나만 남겨졌어요
눈이 많은 당신은 술래를 할 수 없어서
오늘 놀이는 여기서 끝내자 하시겠지요

“너도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
내밀어준 당신 손잡고 돌아 가겠지요
그제서야 나도 당신 이름 기억하며
“전능하신 창조주 나의 아버지…”
기쁘게 부르며 매달리겠지요.

여행이란, 내 삶터에서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잘 알려진 명소의 자연을 찾는 사람도 있고, 도시의 건축물이나 창작-예술을 관람하려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든 여행이란,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들 여행객들은 행선지를 정하고, 그곳의 이름과 정보를 알아내고, 가고 오는 길과 날짜와 기간을 계획한다.
모든 즐거움들까지 계산하여 계획을 세운다.
계산보다 넘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오는 객들도 있고,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고 오는 객들도 있다.
그 대부분의 결과는 행선지가 아닌 여행객들에 의한 것이다.  

나의 여행에는 행선지가 없었다.
정보도 계획도 방향도 없었다.
어느날 문득,
어딘 가에 있을 그가 몹시도 그리워, 참지 못해 뛰쳐나간 충동적인 가출이었다.

그리운 마음 하나로 달리고 또 달렸다.
이름도 모르고, 있는 곳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그를 만나기 위해.

나는 그가 나를 마중 나와 주리라는 것을 알았다.
마중 나온 그가 내 이름을 부르고 말을 걸어 줄 것을 믿었다.
때로는 그가 무겁기만 한 침묵으로, 아득히 먼 눈짓 하나만 보여도
나는 그를 알아보고 주저 없이 달려가 품에 안겼다.
그제서야 그의 이름을 부르며 만남의 기쁨을 만끽했다.

나의 여행은, 내가 손님으로 초대받고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으로 넘친 내가 먼저 찾아 나선 것이었다.

먼 발치에 있던 대자연이 나를 발견하고, 먼저 손짓하고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어주고,
놀란 반가움으로 달려간 나를 얼싸안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목매게 그리던 연인과 조우하여 하나되는 것,
그게 내 유랑의 의미였다.
내 여행의 이름이었다.  

달려가다 심장이 갈라져도
내 그를 만날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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